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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사서 주저리

번갯불에 콩콩콩!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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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약이 끝났다. 우리집은 엘리베이터 없는 5층. 맨날 아기가 뛴다고 아랫집은 난리고, 나는 매번 아기에게 뛰지말라고 혼낸다. 하지만 알아들을 턱이 있나 ㅋ...그런데 시아버님께서 형님네로 이사오라고 하신다. 형님께서 남편에게 근처로 이사오라고 할때는 안간다고, 서울 복잡해서 싫다고 난리더니 아버님께서 오라고 하시니 남편도 그러겠다고...그래서 집을 부동산에 내놓았는데 3시간만에 집이 나가버렸다. 헐.

그날 바로 형님께서 근처에 집을 알아보셨는지 수리가 싹~된 집이 나왔는데 해도 잘 들어오고 너무 좋다고 얼른 집보러 오시라고 전화가 왔다. 다음날 바로 집을 봤는데 구조가 좀 특이해서 그렇지 우리집에 비해서 너무 좋았다. 정말 해도 잘 들어오고 화장실도 깨끗하고! 단독주택이라 겨울에 좀 춥지 않을까 걱정은 되지만 망설일 이유가 없어서 바로 계약하고 와버렸다.

친정엄마는 형님과 시누이가 집에서 아기 보니까 맡기고 일다녀서 얼른 돈벌어 집사라고 말씀하셨는데 너무 갑자기 이사간다고 하니깐 서운한지 자꾸 전화해서 잔소리를 하신다. 나도 이사를 가면 아기가 뛰어놀 수 있고, 조카들도 있으니 심심하지 않을거고, 큰집으로 가니깐 당연히 마냥 좋을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자꾸 마음 한구석이 답답했다. 오늘 수요예배를 갔었는데 결국 울어버리고 말았다. 마음이 왜 답답한지 몰랐었는데 엄마때문이었나보다.

나는 엄마랑 둘이서 살았었는데 엄마는 돈벌어서 둘이 먹고사느라 바빴고, 나는 외로워서 혼났었다. 엄마는 늘 아프면서도 회사는 빠지지 않고 철야까지 해가면서 정말 독하게 돈을 버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지독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내가 살림을 해보니 알겠더라는...미국에 동생들이 있기는 하지만 막상 엄마 돌아가시면 나는 고아나 마찬가지이다. 내가 서울로 떠나는데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세상에 혼자 남겨진 듯한 외로움이랄까. 어릴때는 엄마가 예쁘게 옷입혀주고 사진도 많이 찍었는데 커서보니 엄마와 찍은 사진이 없다. 작년에 미국에 다녀왔을때만 빼고. 그래도 엄마가 이제는 남편도 있고, 하나님도 계시고 하니 마음 편하게 엄마곁을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웃기지?? 결혼하면 출가외인인거 당연한건데 늘 붙어살다보니 이사가는 것도 괜히 서럽다. 형님하고 시누이도 너무 좋은데 말이지. 어쨌든 잘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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